◀ 앵 커 ▶
제주는 국내 나물용 콩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최대 주산지입니다.
지금이 한창 수확 시기인데,
올해 잦은 비와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시기를 놓치거나 곰팡이 피해가 늘어
농가의 시름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소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확이 한창이어야 할 구좌읍의 한 콩밭.
하지만 바닥에는 거무스름한 색깔의
콩줄기들이 흩어져 있습니다.
꼬투리를 손으로 비벼 낟알을 살펴보자,
비를 많이 먹어 주름 지거나
수확 시기를 놓쳐 자주색으로 변했습니다.
이 같은 낟알은 발아가 돼도 성장이 멈추거나
콩나물 색깔이 변형돼 수매가 어렵습니다.
잦은 비 날씨와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상품성이 떨어져 결국 수확을 포기한 겁니다.
◀ INT ▶ 고성환 / 콩 재배 농민
"한 25년 전에 일부 수확을 못해서 이런 현상이 있었긴 하지만, 올해같이 전체적으로 전 농가가 이런 수난을 겪기는 35년 농사 이래 처음인 것 같습니다."
수확을 포기한 다른 밭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 st-up ▶
"수확 시기에 연이어 비가 내리면서
이처럼 콩줄기가 쓰러져
사실상 수확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꼬투리에 곰팡이균이 퍼져 검게 변했는데,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동부 지역에 닷새 넘게 비가 온 데다,
하루에 200mm 이상 내려 피해가 확산됐습니다.
지난달부터 콩 관련 농작물 피해 접수 건수는
천 700여 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올해 제주콩 수매 예상량도 4천352톤으로
지난해보다 22% 넘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 INT ▶ 배성찬 / 구좌읍 송당리 마을 선별장
"쭈글쭈글하고 말라서 온 상품도 있고요, 수분을 많이 함유해서 온 상품이 많아서 선별도 많이 힘듭니다."
농가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농작물 재해보험이 수확량을 기준으로
보상을 정하고 있어
사실상 인정이 어려운 상황.
현실에 맞지 않는 재해 기준에
농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소현입니다.
◀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