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투데이

(리포트)'장시간 묶고 욕설·폭행'…노인학대 조사

◀ANC▶ 제주도내 한 요양원에서 노인들을 오랜 시간 묶어 놓거나 밥과 국, 반찬을 모두 섞어먹이고 욕설을 한다는 고발이 나왔습니다.

지자체 노인보호 전문기관이 노인학대 여부 조사에 나섰습니다.

김항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END▶ ◀VCR▶ 제주의 한 요양원.

침대 위에 누워있는 노인의 두 팔을 요양보호사가 양쪽 난간에 단단히 묶습니다.

두 손은 이미 테이프로 완전히 감싸져 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친 노인들이 다음 날 아침까지 이렇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여 있었다는 겁니다.

◀ I N T ▶제보자(음성변조) "체위변경을 해야 하는데 안 하고 묶인 사람들 을 눕히면은 그다음 날 아침 전까지 계속 그 자세로 묶어두는 거예요."

그럼 낮에는 어떨까?

휠체어에 앉아 있을 때면 손을 바퀴에 묶거나,

아예 휠체어를 벽에 연결해 움직이지 못하게 했습니다.

식사시간에도 노인들은 식당이 아닌 복도 벽에 세워진 휠체어에 앉아 밥과 반찬이 한데 섞인 음식을 먹어야 했습니다.

밥을 잘 먹지 않으면 요양보호사로부터 큰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 S Y N ▶ "시끄러, 먹지 말아!"

지난달 24일, 이 요양원에서 노인들을 학대한다는 신고가 서귀포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됐습니다.

수 년 동안 노인들이 이런 상황에 방치돼 있다는 건데, 욕설이나 폭행도 빈번하게 이뤄졌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 I N T ▶ 제보자(음성변조) "밥을 먹는데 뱉으면 입을 때린다든지 소리를 크게 내거나 요양보호사들을 귀찮게 하면 지나 가면서 때리고 욕을 한다든지..."

치매같은 이유 때문에 노인의 신체를 불가피하게 구속하려면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2시간을 넘기면 안 됩니다.

무엇보다 사전에 보호자로부터 동의를 받고 반드시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요양원 측은 노인들을 묶어둔 것에 대해 일부 일지 내용이 누락된 것은 있지만 보호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 이뤄졌고, 욕설이나 폭행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 S Y N ▶ 00요양원 원장(음성변조) "(노인들을 묶지 않으면) 목을 졸라 버리던가 침대 사이에 목이 끼어서 큰 사고가 날 확률이 많죠. 제가 그러면 잘라버려요. 우리 선생님들. 난 그런 주의로 살고 있어요."

서귀포시와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요양원 CCTV와 관련 자료를 확보해 노인 학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항섭입니다.
김항섭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