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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충북]월세받는 마을회관?

◀ANC▶

충청북도 보은군의 한 농촌 마을 이장이 주민들 공동 공간인 마을회관에 세입자를 들여 수년간 월세를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세금을 들여 마을회관을 원룸 형태로 고쳐준 보은군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요.

이장은 받은 돈을 마을을 위해 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BC충북 정재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VCR▶

겉보기엔 평범한 보은군의 한 마을회관.

경로당을 지나 2층에 올라가자 호실 번호가 적힌 방 5개가 나타납니다.

내부엔 화장실 겸 욕실이 딸려있고 드럼 세탁기와 전기 레인지, 인터넷 TV까지 설치돼 있습니다.

방마다 가스가 따로 공급되는 등 최근까지 사람이 거주했던 흔적도 확인됩니다.

매달 돈을 받고 세입자들을 들인 겁니다.

◀INT▶ 마을 주민 "비어 있을 때가 많고 뜨내기들이 들락날락하지. 박혀서 사는 사람은 없고. 지금은 저 밑에 다리 놓는 (공사 현장) 사람들, 갈 데 없고 그러니까."

마을회관에서 월세 임대 사업이 시작된 건 리모델링이 끝난 뒤인 2020년 초.

2층은 원래 회의실이었는데 공부방과 반상회실이 필요하다는 이장 요구에, 보은군이 보조금 1억 원을 들여 고쳐줬습니다.

그런데 이장은 새로 만든 방들을 한 달에 25만 원에서 32만 원 사이를 받고 건설 현장 노동자 등에게 빌려줬습니다.

건물 용도상 임의로 임대할 수 없고, 보조금 사용 목적에도 어긋나는 일입니다.

s/u)심지어 선거법 위반으로 이장 자격을 잃은 2년여의 기간에도 자신이 마을회 계좌를 관리하며 불법 임대를 계속했습니다.

모두 3년 반 동안 이장이 자기 명의의 마을회 계좌로 받은 월세는 스스로 밝힌 것만 1천5백만 원 정도입니다.

이장은 불법인 줄 몰랐고 비워 두는 게 아까웠다며 월세는 모두 주민들을 위해 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계좌 내역 공개는 거부했습니다.

* 해당 이장 "(월세 받은 거) 한번도 쓰지 않다가 올해만 좀 썼어요. 코로나 끝나고 5백만 원. 마을에 쓸 돈만 썼지 저는 개인적으로 10원도 건드린 게 없어요"

보조금이 목적대로 쓰이는지 감독해야 할 보은군은 3년이 넘도록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취재가 거듭되자 해당 이장을 지방보조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월세 수익에 대한 환수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사를 통해 이장이 챙긴 돈이 있거나 임대 사업을 위해 리모델링을 요구한 걸로 드러나면 보조금 1억 원도 회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C뉴스 정재영입니다.
권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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