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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화) [키워드뉴스] 60일과 10일의 차이/식용유 세트와 갈비 세트(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

2020년 10월 06일 13시 39분 28초 3년 전 | 조회수 : 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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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매주 화요일에 만나는 키워드 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제주투데이 조수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안녕하세요.

윤/오늘의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1. 60일과 10일의 차이

조/60일과 10일의 차이,입니다.

윤/60일과 10일, 무슨 기간인가요.

조/제주지역 농·축산업협동조합 정규직원과 계약직, 그러니까 비정규직원의 감염병 휴가 일수인데요. 단위농협이나 지역농협이라고 하죠. 규모가 좀 큰 동네엔 농협은행과 하나로마트, 농협주유소가 하나씩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일하는 분들도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정규직과 계약직으로 나뉩니다. 다양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지만 특히 지금 코로나19 상황에서조차도 차별이 있어 오늘 말씀드리려 합니다.

윤/감염병 휴가일수에서...

조/네. 단위농협에선 정규직원에 적용되는 복무규정이 있고 비정규직원에 적용되는 계약직 운영규정이란 게 있습니다. 거기에 명령휴가라는 항목이 있는데요. 직원의 건강 관리와 사고의 예방 등을 위해 휴가를 명하는 조항입니다. 바로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나 전염병이 유행할 때 적용하기 위해 만든 건데요. 이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사업주의 협조의무 등에 따라 마련된 겁니다. 농·축협 규정에 따르면 정규직원이 감염병에 걸릴 경우 연 누계 60일 이내 유급 휴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계약직원은 최대 10일 이내 무급 휴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조합에선 정규직과 계약직 간 업무가 다르지도 않다고 합니다.

윤/같은 일을 하는 직원인데도 휴가일수가 여섯 배나 차이 나고, 게다가 계약직은 무급 휴가라...

조/네. 사실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따라 감염병 노출 위험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또 감염병에 걸렸을 때 완치되는 기간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이게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야 차별적인 조항이 부각되기 시작한 건데요. 이 때문에 조합 노조에서 부당함을 호소하며 차별적인 요소를 없애달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감염병 휴가와 함께 모두 다섯 가지 차별 조항을 개선해 달라며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른 네 가지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와 피해자 보호조치, 노조활동 보장, 비정규직 대상 질병휴가 6일 지급, 후생 기금 지급 등입니다.

윤/조합은 어떤 입장입니까.

조/지금까진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지난 21일 조합과 노조 간 첫 상견례 자리가 있었는데요. 조합장 단 한 명도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제주지역 농축협은 모두 23곳이며 이중에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12곳입니다. 노조는 조합장 12명에 단체교섭에 참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단체교섭이란 노동조합이나 노동자 단체가 사용자 측에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을 요구하고 양 측이 협의를 거쳐 단체협약을 거치는 행위를 뜻합니다. 단체교섭을 요구할 권리, 단체교섭권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입니다.

윤/사용자가, 여기선 조합 측에서 단체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할 수도 있는데요. 아무런 사유 없이 교섭장에 나오지 않은 겁니까.

조/불참 이유를 듣기 위해 조합이나 조합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도 걸고 문자 메시지도 보내고 사무실에 메모도 수차례 남겼는데요. 오늘까지 아무데서도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름과 소속을 밝히기 꺼리는 한 관계자로부터 어느 정도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조합 측에서 공동교섭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조합 7곳에선 노조에 개별교섭으로 진행하자는 공문이 왔고 일부 조합은 다른 일정이 있다며 참석하기 힘들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합니다.

윤/공동교섭과 개별교섭의 차이.

조/공동교섭이란 기업별 노동조합 또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단위 지부가 단체교섭을 할 때 상부단체인 전국 노동조합이 참가해 벌이는 교섭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각 사별이 아닌 현대자동차그룹 전체로 공동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거죠. 마찬가지로 단위농협이나 단위축협이 각 지점별이 아니라 제주지역 내 모든 농협과 축협에 있는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만약 감염병 휴가일수를 정규직과 동일하게 최대 60일로 늘인다고 하면. 제주지역 내 모든 농협과 축협에서 이걸 적용하게 되는 거죠. 하지만 일부 조합에서 원하는 개별교섭으로 진행할 경우 A농협은 30일, B농협은 50일 이렇게 다르게 협상이 이뤄질 수도 있구요.

윤/일부 조합이 개별교섭을 요구하는 이유는.

조/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는데요. 관계자는 농협이나 축협이 독립법인체라는 성격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별사업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각 지점별로 경영 여건이 달라서 공동교섭을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건데요. 농협이나 축협이라는 이름은 같지만 사실상 다른 회사라는 겁니다. 그래서 각 농협과 축협의 여건에 맞게 개별교섭을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는 겁니다.

윤/단위농협과 축협이 개별사업체라는 특성상 공동교섭을 진행하기 부적절하다. 여기에 대한 노조 측의 입장도 궁금하군요.

조/노조는 단체교섭을 회피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노조 역시 독립법인체라는 걸 감안해서 이번 요구안을 마련한 거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각 조합의 경영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임금이나 복리 후생 등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구요. 또 앞서 말씀드린 업무규정은 전국 농·축협이 90% 이상 동일하다고 합니다. 농협중앙회에서 제시하는 모범안이라는 게 있어서 대부분이 이걸 따른다고 합니다. 그러니 임금이나 복리 후생 부분이 아니면 공동교섭으로 진행하는 게 타당하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게다가 다른 문제도 아니고 생명과 건강은 국민의 기본권이지 않습니까. 이걸 두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란 거죠.

윤/이후에 단체교섭 자리가 한 번 더 있었죠.

조/네. 노조는 지난 24일 다시 한 번 단체교섭 일정을 잡고 12개 조합에 참석 요구 공문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날도 조합장 12명은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윤/이렇게까지 조합이 공동교섭을 거부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조/이번 공동교섭 시도가 지난 2016년 노조가 결성되고 나서 처음 있는 시도거든요. 아무래도 이번에 단체교섭이 타결된다면 그런 선례를 남기는 데 따른 부담이 아닐까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입장에서 불합리한 일이 생길 경우 이전까진 각 지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감당해야 했다면 이제 노동조합이 함께 연대할 일이 빈번해질 거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겁니다. 삼성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철칙으로 삼았던 이유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얘기가 나온 김에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하고 바로 어제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연합해 공동교섭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조합 측에서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었으면 합니다.

윤/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측 반응도 들어 보셨다고요.

조/네. 모두 조합 측이 단체교섭에 참여하지 않는 데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입니다.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장은 “사용자들이 공동교섭 자체를 거부한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다. 특히 농·축협이라는 공공성을 띤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후진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적극 교섭에 나와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의당 제주도당 관계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 휴가를 편향되게 주는 것 자체도 문제이지만 조합 측이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항이 있다면 교섭 자리에 나와서 노조 측과 논의를 하며 협상을 진행하는 게 타당하다는 겁니다.

윤/두 차례에 걸친 단체교섭 시도가 무산. 노조의 계획은.

조/추석이 끝나고 다음 달 6일 다시 공동교섭 상견례 자리를 마련한다고 합니다. 추석 연휴 기간 조합 측의 교섭 참여를 촉구하는 노조원의 서명 운동도 진행하구요. 참고로 지난해 말 기준 조합 직원 수는 3415명이며 이중 계약직은 1177명으로 34.5%를 차지합니다. 노조 조합원은 1220명입니다.

윤/조합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다음 키워드 알아보겠습니다.

2. 식용유 세트와 갈비 세트

조/식용유 세트와 갈비 세트,입니다.

윤/추석선물세트 얘긴가요?

조/추석을 두고도 차별을 겪어야 하는 비정규직의 이야긴데요. 어제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부문 비정규직 명절 차별을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윤/코로나에 이어 추석 명절에서도 비정규직 차별이 존재하는군요.

조/어제 기자회견 중 눈에 띄던 단어가 있었습니다. 바로 오늘 키워드로 말씀드린 식용유 세트와 갈비 세트입니다. 민주노총은 한가위는 비정규직원이 다른 1년과 똑같이 차별받는 서러운 날이라며 명절 상여금의 차이를 설명하며 선물세트를 거론했습니다. 회사에서 정규직원에겐 갈비세트를, 비정규직원에겐 식용유세트를 준다는 거죠. 4137명을 조사한 결과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50~60%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데 명절 상여금에서조차 정규직의 20~40% 수준을 받는다고 합니다. 정규직은 명절 상여금으로 150~200만원을 받는데 무기계약직은 40만원, 기간제는 20만원, 용역 노동자는 1월도 못 받는 경우가 많고요.

윤/비정규직 내에서도 상여금 차이가 나는군요.

조/네. 또 상여금뿐만 아니라 명절에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황을 호소했습니다. 학교 야간당직 노동자, 철도 역무 용역자 회사 노동자 등 비정규직들은 충분한 인력이 배치되지 않아 명절에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IMF 이후 대규모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쏟아지면서 차별도 그만큼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첫 행보로 어디로 갔는지 기억하시나요.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했었죠. 인국공 사태라 불리며 일부 청년층이 강하게 반발해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도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복리후생적 금품은 차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도 정규직원의 손엔 갈비세트가, 비정규직원의 손엔 식용유세트가 들려있습니다.

윤/직무와 관련이 없는 명절 상여금 같은 경우 차별을 둬선 안 된다는 게 사회적인 분위기이기도 하죠.

조/네. 실제로 명절 상여금을 비롯한 직무무관 수당에서 나타나는 차별은 해소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었지만 최근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는 이 같은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민주노총은 기업이 비정규직을 차별할 수 없도록 정부는 지금 당장 명절 차별부터 해결하고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비정규직 차별 예산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윤/추석마다 자주 하는 얘기가 한가위만 같아라... 인데 오히려 명절이라 더 서러운 일입니다.

조/네. 오늘 키워드를 준비하면서 6년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한 장면이 떠올랐는데요. 대기업에 입사한 신입 계약직원의 시각으로 신자유주의 시스템 안에서 무한경쟁을 벌이는 한국 사회 노동자의 현실을 잘 그려냈다고 평을 받았죠. 거기서 명절에 신입직원 장그래가 회사 책상 위에 놓인 식용유 세트를 보고 밝은 표정을 짓습니다. 올 명절엔 집에 명절 선물세트를 들고 가게 되니 기분이 좋아진 거죠. 그런데 옆자리를 보니 정규직원 책상 위엔 좀 다른 선물이 올려져있습니다. 스팸세트였는데요. 퇴근하는 길에 어떤 직원의 손엔 스팸선물세트가, 또 어떤 직원의 손엔 식용유세트가 들려있는 걸 봅니다. 그걸 보고 장그래는 자꾸만 식용유세트를 뒤로 감춥니다. 한가위만이라도 차별에 서럽지 않은 날이 됐으면 합니다.

윤/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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