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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그냥 논(畓)인데..." 어쩌다 명소

◀ANC▶ 도시에선 보기 힘든 올챙이 무리로 요즘 장관인 곳이 있습니다. 이걸 보려고 웬만한 공원보다 더 사람이 몰리면서, 도심 근교의 새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이걸 만든 비결이 뭘까요? MBC충북 심충만 기자입니다.

◀END▶ ◀VCR▶

사적 제212호로 지정된 청주 상당산성.

고인 논물 여기저기에 거대한 올챙이 무리가 꼬물꼬물 유영합니다.

모였다 흩어지고, 다시 모이기를 반복하며 움직이는 그림을 만듭니다.

두꺼비도 엉금엉금 기어 다닙니다. ◀SYN▶ "개구리, 개구리! (아니 개구리 아니야, 두꺼비야)"

아이들은 뜰채를 들고 채집도 해봅니다.

도시에선 흔치 않은 공부입니다.

◀INT▶ 홍준의(6) "물감 같은 거 풀어서 진짜 움직이는 거 같아요. (이런 거 전에 봤어요?) 처음 봐요"

엄마 아빠도 신기하긴 마찬가지.

이걸 보러 웬만한 공원보다 사람이 몰립니다.

한번 와 본 어른이 아이 손을 이끌고 다시 옵니다.

◀INT▶ 정윤하 / 시민 "올챙이 이렇게 몰려다니는 거 처음 봤어요. (아이들) 보여주고 싶어서 데리고 나왔어요"

부담없는 산책에 한겨울 논썰매까지, 여길 찾는 이유는 많습니다.

◀INT▶ 김형호(59) "예전 동심을 되살려 볼 수 있는 그런 경치라서 마음 푸근해지고 참 좋습니다."

지난해 초 청주시가 조성한 이곳은 옛부터 벼농사를 지어왔던 다랭이논입니다.

농사가 끊겨 수풀에 묻혔던 원형을 되살리고, 논두렁을 조금 넓혀 단장하거나, 옛스런 외나무다리를 조금 더했을 뿐입니다.

[S/U] "처음부터 이런 그림을 그렸던 건 아닙니다.

인공 조형물에 잔디밭 등 지금보다는 좀 더 거창한 그림을 그렸었는데,

문화재청이 나무 한 그루도 함부로 심지 말라고 해서 그냥 둔 결과입니다."

인위적으로 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게, 지나고 보니 고정관념이었습니다.

◀INT▶ 홍현철 / 청주시 공원조성팀장 "사적지라도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의견이 주로 나왔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지게 식물을 심었더니 빈 공간에 개구리, 도롱뇽, 두꺼비 서식지가 채워지게 됐습니다."

자연마당이라고 이름 붙인 이 '어쩌다 명소'는 지난해 자연환경대상에서 최우수인 환경부장관상을 받았습니다. MBC뉴스 심충만입니다.(영상 천교화, 신석호)
심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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