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제주도내 곳곳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
숙박시설 공급에 집중하면서
부동산 개발로 변질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숙박시설이 과잉 공급되면서
영세한 호텔들이 매물로 쏟아지는 등
경영난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대규모 관광개발이 불러온 문제를
송원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제주시내 번화가에 자리잡은 한 호텔.
객실 100개를 갖추고 4년 전 문을 열었는데
최근 매물로 나왔습니다.
6년 전 문을 연 인근의 또다른 호텔도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시장에 나왔습니다.
호텔을 전문적으로 매매하는
도내 한 공인중개업체의 블로그.
매물로 올라온 제주지역 호텔만
40개가 넘습니다.
서귀포와 대정, 한림, 남원 등
도내 곳곳에 있는 호텔들이 지난 3월부터
매물로 나오고 있습니다.
중소규모 호텔들이 경영난을 거치면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 INT ▶ 공인중개업체 대표
"객실을 채울 수가 없어요. 유지가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점점 매출이 떨어지고 향후 가치도 떨어질 거니까 이참에 차라리 더 내려가기 전에 처분을 하는 게 어떤가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 많아요."
제주도내 호텔들이 경영난을 겪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공급 과잉이
꼽힙니다.
대규모 관광개발이 집중됐던
2010년대 중반 이후 호텔 공급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 CG ]
지난 14년 간의
제주지역 관광호텔 승인 내역을
분석해봤습니다.
2010년과 2011년 객실 승인 건수는
천 개 미만.
그러나 2012년과 13년에 3천 개를 돌파하고
2014년과 15년에는
2년 연속 4천 개를 넘는 등
급증세를 보였습니다.[ CG ]
[ CG ]
특히 2012년부터 4년 동안 승인된
관광호텔 객실 수는 만 6천여 개.
2013년 7천여 개였던
관광호텔 객실 수와 비교하면
갑절 많은 물량을
제주도가 한꺼번에 승인한 것입니다.[ CG ]
◀ INT ▶ 중소 호텔업체 관계자
"과연 이거를 이렇게 허가 줘서 될까? 그럼 얘네들(대형 호텔들)은 살아나겠지만 지금 있는 것들(중소 호텔들)은 좀 오래되고 하니까 죽여버리자, 이런 마인드가 아니고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해야죠."
호텔 공급 과잉으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자본력을 갖춘 대형 호텔들은
가격 할인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최대 50% 넘게 할인하는 대형호텔들 때문에
중소 호텔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내리면서 경영난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겁니다.
◀ INT ▶ 중소 호텔업체 관계자
"50만 원 받던 거를 35만 원 받으면 35만 원 받던 데는 25만 원 받아야 되고 25만 원 받던 데는 10만 원 받아야 되고 우리 6-7만 원 받는 데는 2만 원 받을 겁니까, 3만 원 받을 겁니까?"
관광호텔들이 겪는 경영난은
다른 숙박업소들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 리니어 CG ]
올 상반기 제주도내 전체 숙박시설 가운데
휴업하거나 폐업한 곳은 307곳.
지난해 같은 기간 246곳보다 25% 늘었습니다.
대규모 관광개발정책으로
대형 호텔과 콘도가 급증하면서
제주관광의 한 축을 지탱해온
중소 숙박업체들이
도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원일입니다.
◀ END ▶